똘레가 떠나간지 1년하고 6개월이 지나갔다.  불과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을뿐인데. 너무나도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은 느낌이다. 10년전, 생초보 집사였던 서투른 나에게 와주었던 녀석. 나와 함께 몸을 맡대고 살았던 첫 고양이. 나 밖에 몰랐던 나의 친구이자, 동생 같았던 나의 똘레. 그녀석은 나의 형제와도 같았다. 괴로울때나, 즐거울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술에 취했을때나, 피곤할때나... 그 모든 시간을 함께 해주었던 나의 벗. 나의 고양이...

역시나 슬픔은 기억의 저편에 잠시 밀어두는 것일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똘레를 떠올릴때면... 똘레가 떠나간 작년의 기억들을 되새길때면, 그 며칠사이의 기억을 떠올릴때면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후회들이 나를 감싼다. '아...내가 이렇게 대처했다면, 똘레가 그렇게 갑작스레 떠나가지 않았을텐데...' 하는 회한과도 같은 감정. 똘레의 부재를 다시한번 기억의 저편에서 현실로 꺼내왔을때 느끼게되는 울컥하는 마음. 그립다. 그립고도 너무나 그립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로 유일하다. 그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를 대체할수 없다. 각각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우주이다. 우주가 지고나면, 영원한 공허와 공백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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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초, 어머니와 똘레의 하트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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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크리스마스날 찍은 사진. 똘레와의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들은, 결국 영원하지 않았다.



인간은 존재를 넘어선, 무형의 가치, 형이상학적인 것을 늘 추구한다지만.  자신이 가진 오감--감각으로 구체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구체적인 경험으로 환원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어떠한 유형의 실체를 갈구한다. 과거 원시인들이.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거나, 하다못해 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것도. 어떠한 무형의 존재에 대한(절대자 혹은 죽음건너 저편으로 떠나간 존재에 대한) 구체적 실존형태를 만들고 싶었음이리라.

내가 이번에 진행한 작업 또한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건 아닐까...생각해본다.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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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예전 그대로 같지만, 자세히 보면 11플렛에 하얀띠가 들어가있는걸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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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아크릴 박스 위에, 청자개로 새겨져있는 똘레(ddol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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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re가 콩글리쉬이고, 발음대로 따라가면 thol~ 또는 ttol~ 로해야 하지만, ddol~로 새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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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아랫쪽에, 똘레 어렸을때 모습같은 메탈스티커 한장.



똘레가 내곁에 함께 있었을때, 마치 똘레가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줄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던 시절. 똘레가 놀아달라고 칭얼거릴때, 놀아주지 않고 이 기타만 뚱땅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에 대한 섭섭함이었을까...이 기타를 조율하고 있으면 똘레가 무척 칭얼거리며 싫어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E-A-D-G-B-E(미-라-레-솔-시-미)음이 귀에 거슬렸던 걸까... 아니면, 자기와 놀아주지 않고. 요상한 물체를 안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나에대한 섭섭함의 표현이었던 걸까... 그때 똘레와 더 놀아줄껄... 08년에 3월에 이 기타를 들여왔었으니까... 똘레와 2년 2개월정도의 시간을 공유한 기타이다. 이렇게 똘레 커스텀으로 인레이(지판에 문양)를 새겨넣기 전에도, 이 기타를 똘레라 이름 붙였었다. 똘레라는 이름을 11번 플렛에 새겨넣은 이 기타. 이번 인레이 커스텀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Guitar 카테고리에서 새로 포스팅 할 예정...

   cf. 예전 기타 사진 포스팅 --->>   Cort Earth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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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11 2011/11/14 16:11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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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해피로즈 2011/11/14 16:3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가슴이 싸아~ 합니다.
    기타에 똘레를 새겨넣는 마음..
    그 그리움이 묻어나는 글을 읽노라니 지금 현재 내 곁에 살아있는 두 냥이가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 HunS 2011/12/17 09:4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아..한달만에 답글이네요. 이래저래 정신없는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편안히 자신을 돌아볼수 있게 된 지금에야. 불성실한 답글을 답니다 ㅠㅠ 지금 곁에 계시는 냥이들이... 정말 소중하죠. 가끔 누워서 잘때면... 마음에 가드를 올리기도 전에 불쑥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먼저 떠나보낸 아이들 생각에...마음이 찡울리곤 합니다.

  4. judy 2011/11/14 16:5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저도 일주일밖에 지나지않았지만
    울 공주가 참 많이 보고싶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공주가 있는곳에 다녀왔는데
    아무도 없는곳에서 훌쩍훌쩍~~

    저도 울 공주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닌답니다.
    똘레.......진짜 이쁘네요.
    정말 많이 그리우시겠습니다...

    • HunS 2011/12/17 10:06  편집/삭제  댓글 주소

      공주에 대한 이야기들 보면서...
      아...정말 맘이...짠했습니다.
      냄새마져 붙잡아두고 싶은 그마음...ㅠㅠ

  5. 눈부신날엔 2011/11/14 20:0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똘레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기타에 인레인 한것 만으로도 충분히 알 거 같아요.
    똘레는 고양이별에서 그리 외롭지만은 않을겁니다.
    이렇게 똘레를 그리워하고 가슴 속 깊은곳에 숨겨 둔 똘레를 꺼내어 추억하기도 하니까요.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똘레는 훈님과 함께 사는동안 무척 행복했을테니까요.

    • HunS 2011/12/17 10:15  편집/삭제  댓글 주소

      누군가가 기억하는 한. 영원히 죽는게 아니라는 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어요. 똘레... 욘석이 고양이별에서
      아이들과 뛰놀고 있는건지. 아니면 이미 벌써 다시 제곁으로
      돌아와 있는건지...모르겠지만...

      기타에 똘레를 새겨넣은일...정말 잘한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6. jamie 2011/11/17 02:5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너무도 애절하게 슬퍼하시니...
    똘레의 또랑한 얼굴과 귀여운 솜발을 한참 바라봅니다.
    참, 이쁜 냥이네요.

    우리 까밀이 이렇게 떠난다면, 나도 얼마나 슬픔에
    아파할까...만약 내가 떠난다고, 우리 까밀은 그런 슬픔을
    겪지는 않겠지...이런 생각도 해보구요.
    그리워하는 한 어느 존재도 사라지지 않는 거겠지요.
    존재했다 다 사라져야하는 이 시스템이, 참, 끔찍해요.

    • HunS 2011/12/17 10:19  편집/삭제  댓글 주소

      모두가 처음과 끝이 있어야 하는. 존재했다 다 사라져야 하는
      이 시스템. 참 끔찍합니다. 그리고 그런일이 생겨선 절대 안되겠지만
      jamie님께서 말씀 하신 상황이 생기면 까밀이도 슬픔을 겪을꺼에요.
      저도 동물들은, 존재의 부재를 잘 인식못하는 줄 알았는데요.
      11년을 함께하다 올 3월 떠나간 옹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를
      무척 따르던 여자 고양이가...옹이가 떠나간지 9개월이 지났는데도
      옹이가 마지막 몇개월을 머무르던 방앞을 떠나질 않아요. 잠자고
      먹는 시간 빼면...계속 그 방문앞에 앉아있네요.

  7. 현천 2011/11/21 18:0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오랜만에 보네..

  8. 해적맘 2011/12/02 16:4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슬픔은 기억의 저편에 잠시 밀어두는 것일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이말이 참 와닿네여.....
    똘레....참으로 귀엽고 이뿐 아이네여.....
    오늘 날씨도 꾸리꾸리~훈쓰님의 글들이 가슴에와서 박히는군여...
    영원할것 같은 오늘 하루하루....좀더 소중해야겠단 생각도 들구여....

    • HunS 2011/12/17 10:09  편집/삭제  댓글 주소

      집에서 함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살아가는 존재. 우리의 유한함.
      우리는 언젠가 헤어질텐데... 이 많은 예쁨들과
      이 많은 기쁨들이... 훗날 하나하나 슬픔이 되어
      가슴에 새겨질껄 생각하면... 하...

      생명을 거두는 일...참 힘든 일같아요.